2019 타이베이 4일차 : 관광객의 일요일

2019. 12. 16. 22:44싸돌아다니기/대만

해외 여행을 갔든데 주말이라서 문제 될 것이 있을까? 아직 문제될 만한 곳을 주말에 가보지 못했다. 대부분이 휴양지여서 요일의 개념이 없이 움직여도 되었고 아니면 완전 관광지여서 또 그럴 필요가 없는 곳이었다. 그런데.. 타이베이는 관광객/여행자들에의해 운영되는 곳이 아닌 한 나라의 수도이다. 그러다 보니. ㅡㅡ; 주말, 특히 일요일에 무얼 해야하나 엄청 고민했다. 일요일 오후가 토요일 오후보다는 더 한산다는 지우펀엘 예스진지 버스투어로 갔어야 했는데.. 어물쩡 거리다 보니 예약 가능한 타이밍도 지났고 이어지는 월화수 3일 간의 비예보를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다. 비가 아니라 태풍이었는데 말이다.. ㅠ.ㅠ

주말에 현지인이 그래도 안갈만한 곳으로 국부 기념관이랑 고궁박물원을 꼽았었다.. 물론 평일보다야 더 많기는 하겠지만. 스펀이나 지우펀 같은 곳에 비하면 주말이 더 많다고 하기도 어렵다. 

암튼 일요일은 고궁 박물관엘 갔다. "호텔 -- 중앙역 -- 환전 -- 팀호완 -- 고궁 박물원 -- 스린역 인근에서 간식 및 저녁 밥 해결 -- 호텔"의 계획이었다. 

아침먹고 지하철 타고 북문(베이먼)역에 내려서 중앙역 방향으로 이동.. 신기한게 베이먼 역에서 타이베이 역으로 가는 지하도에 있는 상가(정식 명칭은 Tipei City Mall)는 거의 동남아인들을 위한 상가처럼 느껴졌다. 대만 사람보다, 이슬람 신자들의 복장을 한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외국속의 외국이라고 해야하나.. 예전에 LA갔을때 인근의 중국인 마을을 봤을때 느꼈던 생경함과 유사했다. 지하를 적당히 지나 가다가 대충 지상으로 올라와서.. 이른 점심을 먹으로 팀호완으로 이동했다.

날씨 좋다. 지나서 하는 말이지만. 이때라도 허우통이나 지우펀으로 달렸어야 했는데..

철도 경찰청 건물.. 조금 더 갔으면 북문도 구경했을 텐데..ㅋㅋ 그냥 어리버리 지나 갔다.

건널목 건너다가 머얼리 보이는 타이베이 101 한컷.

타이베이 메인역.. 저기도 맛집 많다.

환전해서 팀호완으로 이동

오옷!!! 대기 인원이 한명도 없다!!

메뉴를 뚫어져라 봐도 역시 선택은 추천 메뉴.. ㅋㅋ 무떡, 볶음밥, 하가우, 샤오마이.. 

 

기본 세팅.. 한국에서 최근 가는 식당들은 죄다 도자기를 사용하는 추세인데.. 대만은 플라스틱 그릇이나 일회용기가 엄청 많이 쓰인다. 대신 편의점의 그 비싸고 질좋은 (아마도 환불도 해줄듯 한데...) 포장 비닐 같은 것은 참 낯설다.

무떡 먼저 서빙되고

이걸 무슨 맛으로 먹냐? 무우니까.. 딸님 소화는 좀 되겠네.. 해서 시킨 건데.. 의외로 맛있다. 

하가우.. 대만에서 먹은 딤섬중에서 가장 앙증맞은 크기다. 홍콩에서 먹었던 바로 그맛!!! 팀호완의 대구 도입이 시급히 필요하다.

샤오마이. 김이 그냥 팍팍

잠시 기다렸다 한컷더.. ㅡㅡ; 찍사의 기다림은 먹보들에겐 방해가 될 뿐이다. 눈에 익은 바로 그 샤오마이 비주얼.

그리고 빠질수 없는 볶음밥. 계란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

밥을 먹었으니. 이제 고궁 박물원으로 간다. 빨간 MRT를 타고 스린역에 내려서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 

MRT내려서 고민할꺼 없이 그냥 관광객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쭈욱 따라가면 된다. 물론 구글맵을 이용하면 타고갈 버스의 도착시간 까지 알려주니 훨씬 편하다. 

버스 정류장에 이렇게 몇번 버스를 타면 되는지 잘 나와 있다.

많이 급하지 않다면.. 조금만 기다리면 이렇게 널널한 버스를 타고 갈수 있다.

웹상의 우스갯 소리로 고궁없는 고궁 박물원 이라고 하던데.. 돌아와서 되새김질용으로 꽃할배를 다시 봤더니.. 박물관이 보유한 유물이 너무 많아서 어디에 꽁꽁 숨겨뒀다던데... 대체 얼마나 더 재미난게 많은 건지. 배추는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아서 스윽 지나치면서 본게 다고.. 나머지 유명한 유물들은 딸님의 체력과 간식 금단 증상으로 인해 다음 기회로 남겨둬야 했다.

입구.. 여길 지나가는데.. 어찌나 뜨겁던지.. 

2층 중앙에 있던 전시 물들. 과거의 미인이겠지.. 왠지 삼국지의 초선이나, 나라를 해먹을뻔 한 양귀비의 모습이 아닐까?

 

디테일 좋다.

저기에 술넣어 마시면 더 맛날꺼 같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이쁜 도자기들이었다. 그래서 유난히 도자기 사진을 많이 찍었다. 우리나라의 고려청자, 분청사기, 백자 등 훌륭한 유산들이 있긴 하지만.. 도자기의 영어 단어는 china 이니까..  

이 미칠듯한 색감.. 

차 주전자 만드는 순서이다. 아래의 차 주전자가 어떤 순서로 만들어 졌는지 설명해 주고 있다.

서아시아의 영향도 받았겠지만.. 정말 이제껏 내가 생각하던.. 도자기의 색과 그림에 대한 고정 관념이 확 날아갔다.

저 푸른 병 색깔이 완전 좋아하는 터키석 색감이었다.

 

정말 섬세하게 가공된 옥이다. 커다랗고 절묘한 색의 배추도 멋있엇지만 이런 아기자기한 것들이 너무 좋아보였다.

고궁 박물원 한바퀴 돌고 다시 스린으로 이동.. 50% 매장을 들르기 위해서 스린에서 내리지 않고 좀더 가서 내리려 했는데.. ㅡㅡ; 알고 봤더니.. 탄 버스가 그 버스가 아니더란.. 스린역에서 한코스 지나서 내려 다시 스린역으로 걸어가면서... 첫날 후식으로 먹었던 대만 청귤을 즙으로 짠 주스 한병 사서 마셔봤는데.. 정말 맛났다. 사진은 ㅡㅡ; 음따..

우연히 만난 성당.. ㅠ.ㅠ 수평은 어디 갔니?

스린역인근에서 나름 유명한 총좌빙을 하나는 치즈에 부야오 샹차이, 하나는 샹차이에 스파이시로 시켜서 먹었는데. 샹차이가 왜 샴프맛이 난다는지 모르겠다.. 부산이 고향인 나로써는 자라면서 먹어봤던 것들중 가장 비슷한 것이 방아잎이다. 부산에선 매운탕이나 추어탕에 깻임의 미니미니한 모양의 방아잎을 넣어 먹는데 고거랑 고수가 조금 비슷한 향을 가진듯 하다. 

온가족이 이집 총좌빙 잘한다면서.. 다음에 또 와야할 곳이라 입을 모았다.

도서관에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손그림 가이드북" 이라 설명된 "타이베이 키친" 이라는 책에서 바로 저 간판을 봤었다. 지나가는 길에 꼭 한번 사먹어 보시라.. 융캉제의 그 유명한 총좌빙 집에선 못먹어 봤지만.. 여기서 먹은 총좌빙이 타이베이에서 먹은 음식중 탑3안에 든다. 

50%매장에 들렀지만 별 감흥없이 나왔고 일요일 오후라 그런지.. ㅡㅡ; 단수이로 부터오는 MRT의 무시무시한 사람들을 보고 급.. 버스로 교통편을 변경했다. 다행히 자리도 많고. .편한한 의자에 앉아서 딸님도 푹자고 나는 여기저치 포케스탑을 돌리면서.. ㅋㅋ 숙소 근처 까지 갔다. 자는 딸님 깨워서 산책도 할겸 호텔로 가는 길에 있는 슈퍼마켓 들러서 음료랑 간식을 사가기로 했다.

우리 아파트 단지처럼 똑같은 건물들이 쭈욱 있긴 하지만 따로 담장이라던지.. 이런걸로 막혀 있지 않아서 그런지. 완전 다른 분위기이다.

호텔로 가는 길에 보이는 타이베이 101

야시장을 못갔으니.. 맛난거 먹고싶다는 온 가족의 열망을 담아 급 구글맵 확인 호텔 인근에 맛있는 회덮밥, 생선구이를 하는 집을 발견 오픈시간이 코앞이라 급 서둘러서 식당으로 갔다.

식당 가던 골목 사이로 보이던 타이베이 101 

식당 이름은 번역기에선 "따펑스시"라고 하고 한자를 읽으면 "대붕수사" 이다. 아마 "수사"라는 한자가 "스시"라는 일본어의 차음일듯 하다. 그럼 우리말로 하면 "대붕스시" 정도 될 듯 하다.

살면서 먹은 생선구이중에서 최고의 생선구이를 먹은날이었다.

생선이 뭔지를 몰라도 생선구이가 회덮밥보다 훨씬 비쌌다. 메뉴에는 싯가 라고 되어 있다. 얼마냐고 물어 봤더니 380이라고 했고, 우리가 시킨 회/해물 덮밥은 300이다. 삿포로 맥주만 있어서 아쉽게도 맥주는 패스....

서로 말은 안통했지만, 직원분이 엄청 친절했다. 전화기의 번역앱을 이용해서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어찌나 상황이 웃겼던지.. 

특히 미소된장국을 생선뼈등을 넣어서 끓였는데 이렇게 맛잇는 미소 된장국이라니!!

연어 뼈에와 생선이 들어있는 정말 맛난 미소 된장국이었다.. 딸님의 엄지척이 멈출줄 몰랐다.

여기또한 타이베이 다시 간다면 꼭 다시 들릴 식당의 후보이다.

겉바 속촉의 생선.. 아.. 보기만해도 침이 난다.. 언젠가 3D 카메라나 동영상 보다.. 향기가 느껴지는 이미지가 더 강력한 전달 매체가 될 듯 하다.

밥한그릇을 따로 주셨다. 원래 주는 건지.. 서비스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식사 메뉴엔 밥이 따라 나온다고 이해 했다. 

너무 광각을 찍어서 ㅡㅡ; ( 왜 이사진 뿐인건지..) 초라해 보이는 회/생선 덮밥, 덮밥류가 220~ 580이고 우리가 시킨게 300짜리니까.. 580짜리는 어마어마 할듯 하다. 상세 메뉴가 궁금하신 분들은 지도 링크로 가셔서 사진 한번 확인해 보시라. ^^

밥 잘 먹고 소화도 시킬겸 산책을 했다.

밤거리 풍경과 멀리 보이는 타이베이 101을 뒤로하고 숙소로 가서.. 

시원한 대만 꿀맥주 ^^

그리고 바이젠.. 대만의 밀맥주도 색다른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