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KO K640T 갈축 - 부적응 중

2017. 7. 10. 19:49잡소리

난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로망을 딱히 가지고 있지 않았다.

왜나하면.. 내 주변에서 가장 늦게  PC 란 것을 가지게되어.. 오래전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기억이 없어서 일수도 있다.. 

그냥 전산실에 있던 딸각 거리는 키보드.. 정도..


그러다가.. 내가 여기저기로 나의 와성한 호기심을 분출하고 있을때.. 해피해킹 키보드라는 

이쁜 키보드를 보게 되었다. 거기다 이녀석은 다양한 키캡을 이용해서 변신이 가능했다.

그게 다 한 회사에서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기계식 키보드 스위치의 표준화된 설계 덕분이었다는 것은 한참뒤에나 알게 되었다. 

아무튼 키보드란 것은 그냥 만원이면 되는 그런 물건이었던 터라. 딱히 저것을 꼭 사야겠다는 욕망이 생기질 않았다.

다르면 얼마나 다르랴...


내가 살면서 가장 좋아한 키보드는  IBM워크스테이션을 쓸때 지급받은 표준 키보드였다. 

지금 생각하면 회사에 널리고 널려서.. 가끔 우수수 버려지던 그 키보드 하나 챙겨둘껄 그랬다..


몇해전 이직을 하게되면서 난 13년간 익숙했던 (물론 학생때 까지 치면 더오래겠지만..) 데스크탑/워크스테이션 환경을 벗어나서..

모바일 환경에 적응하게 되었다.

13인치 이하느 노트북의 키 배열은 거기서 거기였다.  첨쓴 노트북이 소니 바오오 프로 13 이었고, 지금은  HP Folio G1을 쓰고 있고, 

그리고 바이오 쓰던 시절 부터 집에서 블루투스 물려서 쓰는 키보드는   로지텍 K810이다.


그러다 얼마전인지 모르지만 그 독점적 기계식 키보드 스위치를 공급하던 업체의 특허가 만료되어 여기저기서 유사 제품들을 생산하게 되었고, 

덕분에 기계식 키보드가 어마어마하게 저렴하게 판매되게 되었다.


그와중에 물망에 오른 두제품이 샤오미 제품과 내가 구입한  ABKO  K640T 이다. 

가끔 노트북으로 일하면서 구닥다리 데탑으로 필름 스캔을 할때가 있는데 그때 내 책상이 작아서 풀배열의 키보드가 너무 불편해서.. 

이래 저래 적어도 10키리스 정도되는 되어야 두가지 일을 병행할 수 있을 듯했다.

샤오미 제품이 최종적인 구입 대상에서 낙방한 것은 가격이 앱코 보다는 비싸고, 화이트의 미려함에 알루미늄 멋진 바디를 극악의 한글 폰트로 버려놓았다는 것이다. 

영문만 있는 샤오미 키보드의 각인은 똬악 중앙 상단에 있는데.

한글 각인에 ㅅ, ㅆ, ㅐ, ㅒ 같은 키별 최소 2개에서 최대 3개까지의 추가된 각인 덕분이..

키별 조명도 엉망으로 되어 버렸다. 솔직히 샤오미는 이쁘면서 가성비가 좋은 제품인데.. 한글 각인 키보드는 가성비만 있지.. 이쁨은 없다고 단호히 이야기 할수 있다.

그래서 결국 가성비만을 본다면 ABKO가 뒤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럼 박스부터 차근 차근 보자..

(요즘 사진 찍는데 성의가 많이 부족해졌다.. ㅠ.ㅠ )


박스.. 나야 키 스위치 교환할 이유도 없을듯 하고.. 레인보우 LED도 그냥 거슬리기만 할 뿐이고... 한글각이도 솔직히 필요없는데..ㅠ.ㅠ.

기계식 키보드 쓰면서... 키보드를 보면서 타자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박스를 열면 저렇게 포장이 되어 있다.


꺼내보면 요렇다..ㅠ.ㅠ 아.. 저 글씨 폰트 눈이 썩을거 같다.ㅠ.ㅠ 이게 뭐냐.

솔직히 사기전에 사진으로 충분이 인지하고 있었지만.. 정말 난감하다.. 

2중사출을 쉽게 하려고.. 막힌거 다 뚫어서 파느라 엉망이다.. 비싼 금형 파면 당연히 제품가에도 반영될테지만..ㅠ.ㅠ 이건 아닌것 같다.

뭐 어짜피 키보드를 보면서 타이핑을 할 것이 아니라서 그냥 딸깍거리는 느낌만 좋으면 장땡이긴 하지만 

암튼 개인적인 미적 관념 기준으로는 이런 폰트는 쓰레기급이다. 무각인 키캡같은걸로 무조건 바꾸는걸 생각해봐야 할 판이다.

ㅠ.ㅠ. 그럴꺼면 이돈주고 이걸 살 필요가 없었지 않았나? 


  USB연결 선도 페브릭으로 되어 있고, 키캡, 스위치 리무버에  청소용 솔까지 있고 거기다가 PC 방용 안내 스티꺼까지 깨알같이 들어 있다.. 

ㅠ.ㅠ .하지만 폰트는 맘에 안든단 말이다..ㅠ.ㅠ. 


그리고 하루 정도 집에서 작업하면서 타이핑을 해보았다. 

간단한 평을 하자면..


1. 딸깍거리는 소리가 너무 좋다.

청축을 살려다가 갈축을 샀는데 청축을 사도 될뻔 했다. 

내 기억으로는 기계식 키보드를 처음 사용하는데.. 

사무실에 있는 로지텍 K310보다 살짝 소음이 더 있는 정도다.

청축이라 클릭감이 없다는 갈축의 타이핑 하는 느낌이  K310이랑 유사해서 조금 김이 빠지기도 했다. 

사무실에 들를때 키보드를 집에 가져와서.. 차이를 좀 확인해봐야 겠다.

암튼 혼자 작업하면서 따다다다다 하는 키보드 소리에 심심하지는 않겠다.


2. 묵직하다 하지만 조금 경박한 느낌도.

키보 상판이 강판이다.. 자석이 똬악 붙은 쇳덩이(철판이 더 정확하겠지만..)란 이야기..

그래서 묵직하고 타이핑으로 키보드가 밀린다는건 상상도 못할듯 하다. 거기다가 하단에 고무들이 키보드를 잘 지지해 주고 있다.

무게가 980g이다. 이거 무겁다 무거워.. 노트북이랑 똑같은 무게다..ㅠ.ㅠ 

그런데 타이핑 소리나 느낌이 좀 쫀득한 느낌은 아니다. 

솔직히 비싼 체리갈축을 사용해 본적이 없다 보니.. 체리는 쫀득할 거라는 보장을 못하겠지만.

암튼 키보드의 이 느낌을 정확하게 설명할 방법은 없는데.. 

예전에 기타에 좀 꽂혀있을때 난 국산 중가기타(쌔거 20만 언저리)를 썼는데

중고 60짜리 펜더 기타를 쳐본적이 있다... 내기타는 뭔가 축 쳐지는 느낌이었는데 이놈에 펜더기타는 정말 쫀득한 느낌이었다.

(첨 살때 비싼거 샀으면 안쓸때 중고로 팔아도 되었는데...)


3.아.. 키배열이 이렇게 발목을 잡나?

글 앞에 장황하게 썰을 푼것처럼.. 3년여 전부터 업무 환경이 모바일로 바뀌었고.. 주로 타이핑을 하는 것이 노트북과  K810이었다. 

물론 사무실에 있는 K310도 놋북과 큰 차이 없는 키 배열이다..

??? 무슨 키가 문제냐??? 고 물어 보는이 있으리라..




위에서 부터 앱코 K640T, HP Elitebook Folio G1. 로지텍 K810이다..

우측 ALT키, 즉 통상 한/영 전환에 사용되는 키가..

앱코 K640T에서는 살짝 오른쪽에 있다..

이게 엄청.. 무지무지.. 억수로 거슬린다. 한영 전환하는데 익숙해 질려면 엄청 걸릴듯 하다.

최근에 영어 문서를 한글로 번역하면서 공부를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한영전환을 엄청 자주 써야 한다. 

ㅠ.ㅠ. 오른손 엄지 손가락이 무지 피곤타..  스페이스 바를 이렇게 크게 만들 필요가 있었나? 싶다. 


그런데.. 인터넷 쇼핑을 통해 살펴본 모든 기계식 키보드의 배열은 동일했다..

결국 나는 삽질은 한 것이다..ㅠ.ㅠ 


조만간 장터로 보내거나.. 극복하거나 둘중 하나인데...

쩝.. 


클리앙에 사용기를 올렸더니.. 오른쪽 Alt 키로 한영 전환 하는 것 대신, shift+space로 한영전환 하는 것을 추천들 해주셨다..

암튼 좀더 써볼 문제다..


 내 블로그를 디비다가 찾은 예전 키보드 사진.. 저걸 맴브레인 타입이라는지..몰라도..  러버돔 타입의 스위치를 가진 키보드였는데.

한자 키 위치가 웃기긴 하지만.. 아무튼 엄청 작은 스페이스 바와 M키와 < 키 사이에 있는 한영 전환키를 확인 할수 있다. 

저런 형태가 엄지에 무리도 안주고 정말 좋은데.. 10키리스에서는 저런 형태가 안나오는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