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일렉 기타 : 에피폰 레스폴 울트라

2021. 7. 28. 21:47자유시간/음악 하기

앞썰

기타 관련 글을 볼땐 항상 그 글이 몇년도에 작성되었느지 잘 봐야 한다.. ㅡㅡ;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1990년대 2000년대 초의 풍문이 마치 지금의 이야기 마냥 돌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자동차에서 5000키로 마다 엔진 오일 갈아야 한다는.. 지구 환경 파괴 주범되는 소리나

후라이팬은 굵은 소금으로 닦아야 한다는 .. ㅡㅡ;; 코팅팬 코팅 누룽지 긁어 먹는 소리는 대체 언제쩍 이야긴데도.. 아직도 버젓이 블로거지들 사이에서 퍼져나가고 있다.. 

아내가 어디 블로그에서 봤다 그러면.. 내가 반대되는 내용을 내 블로그에 쓸테니.. 그걸 읽고 믿으라고 할 정도다.. 기레기들이 쓰레기 같은걸 기사라고 쓰는 시대니.. 그냥 일반인이 과거에나 통할 지금엔 허무맹랑한 소릴 하는 것도 뭐.. 그냥 흘러가는 시대상의 하나 일려나..

 

본썰

애 앞썰에 저런 소리를 하냐면.. 기타 몸뚱이는 소리에 큰 영향이 없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하는 사람들 때문이다. 진동이 순전히 현에 의해서 발생하는 거라면 다들 비싼 기타줄 사는데 혈안이 되어 있어야 하고, 픽업만 정말 좋으면 아무 상관없는 거라면 깁슨 최고 모델의 픽업을 10만원짜리 기타에 꽂으면 깁슨 소리가 나아 하는데.. 그건 아니다. 

특히 다들 아는 세미 할로우, 풀할로우, 솔리드 바디 사이에 소리 차이가 나는것 보면.. 그리 단순하게 기타소리가 결정 나는건 아니란 거다.

내가 아는 상식으로 Solid body 솔리드 바디 기타라고 하면 기타 몸통을 일단 속이 꽉찬 하나 또는 이어 붙인 여러개의 나무로 모양을 만들고 그걸 기반으로 만드는 기타라고 알고 있다. 그러한 솔리드 기타들 중에 주요 기능적 이유 (배선, 픽업 자리, 컨트롤부, 배터리 통)외에 빈 공간이 있는 기타들이 있다.

 

요 그림은 깁슨 레스폴중에 바디 내에 별도의 구멍이 있는 형태들이다.. 오른쪽 두개는 이름도 "Weight Relief (무게 감량) 이다. 제일 왼쪽은 "Chambered" 이며.. 우리말로는 "방" 으로 번역된다. 잘건조된 보다 가볍고 울림이 좋은 나무를 구하기 힘드니.. 울림을 증가 시키고 무게를 가볍게 하기위한 방안이 Weight Relief라는 형태로 만들어 진게 아닐까.. 추측해본다.

다른 녀석들도 물론 작은 공간상에서의 울림이 기타 소리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Chambered 바디 기타는 애초에 시작이 보다 울림이 큰 일렉 기타 몸뚱아리를 만드는게 목적이라고 할수 있겠다. 내가 보기엔 홀없는 세비 할로우 바디라고 생각하는게 적절한듯 하다. (PRS의 세미 할로우나 텔레 씬라인 기타와 맥락이 닿아 있을 듯)

요게 에피폰 카탈로그에 있는 챔버드 바디의 사진이다. 

에피폰에선 이렇게 챔버드 바디가 적용된 레스폴을 "울트라" 라고 명명하고 울트라, 울트라 II, 울트라 III 이렇게 3종이 나와 있다. 울트라 II 부터는 브릿지 쪽의 리어 픽업 링에 튜너가 내장되어 있고 넥과 프론트 픽업 사이에 NonoMag라는 새로운 픽업이 들어가있고, 스테레오 출력도 지원하고, 울트라 III 부터는 컴터와 연결도 가능하다!!!! 

특히 최초 만들어진 울트라는 특별한 추가 부품/기능 없이 그냥 챔버만 있는 형태여서 무게가 어마무시하게 가볍다. 인터넷 검색으로는 5.5 ~ 6파운드라고 하는데.. 2.5 ~ 2.7kg 이다!!! 와 미쳤다.. 일반적인 레스폴중 가벼운 것이 4kg 초반이고 무거운 것은 6kg 까지 가는데. 3kg 이하라면 절반 수준의 무게이다.

이런 기타가 있다는 것만 알았지.. 내가 쓸거라고는 생각 못하고 있던 어느날.. 서울 본사로 출근할 일이 생겼고.. 올라가며 본사 인근에서 직거래 가능한 울트라가 똬악!!! ㅡㅡ;; 마침 기타 한대를 팔기로 했으니.. 거기에 조금더 보태서 구입하기로 한다!!! 

프렛 상태가 살짝 걱정스럽긴 했지만.. ㅡㅡ;; 뭐 이미 결심한 거고.. 일단 달려 본다.

몇일전 장터에 넥부분 이염이 있는 신품 재고 울트라 III 가 38만에 거래 되었는데.. ㅡㅡ;; 살짝 속이 쓰리다. 초기형 울트라가 이후 나온 울트라 대비 확실한 강점은 가볍고 전면 탑이 예술적이란 것 말고는 뭐가 있을까..ㅠ.ㅠ. 

판매 글에 있었던 내용이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ㅡㅡ; 판매글이 지워져 있어서.. ^^ 울트라 사고 몇일뒤 집에 오는 길에 쉑터 템페스트 커스텀 04년식을 청주에서 하나 업어왔는데.. 판매하시는 두분이 서로 아는 사이라 했고.. 픽업없는 기타를 구입해서 에피폰 순정 픽업을 구해다가 달았다 했다. 두명다 판매글을 지워 버려서.. 당시 판매글에 있던 설명은 찾을 길이 없다.

원래 울트라의 넥 픽업엔 알리코 클래식, 브릿지엔 알리코 클래식 플러스가 달리는데 내가 구입한 녀석은 프로 버커 세트가 달려있었다. ㅠ.ㅠ 지판에 손때를 열심히 청소하고 (정말 던롭 65 지판 클리닝 오일은 너무 잘 샀다.. 이녀석과 치솔이면 청소 안되는게 없다..) 새 줄로 깔끔히 갈고 몸뚱이는 불스원 광택 복원으로 광택내고 보니 맘에 든다. 판매글에 달린 댓글만 보고 지레 짐작으로 한국 생산이라 생각했지만.. 깁슨 칭따오 공장 생산제품이다. 프렛 상태가 살짝 불안했지만 막상 기타를 쳐보면 버징도 안생기고 소리로 문제될 건 없어 보인다.. 조만간 알리에서 구입한 버핑 패드가 도착하면.. 프렛도 빤닥빤닥 광을 내어 봐야 겠다. ㅡㅡ;; 받아 와서 줄풀고 청소하면서 봤을땐 이거 리프렛 해야하는거 아닌가? 하고 걱정 했었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고.. 어짜피 이것 저것 치는 기타 많기 때문에 좀 쓰다가 문제가 되면 레벨링 한번 받고 그리고 리프렛을 하던지 해야지..

여행 갈때 캐리어 무게 재는 저울로 달아 보니 딱  3kg가 나온다. 아마 오리지널 픽업 대비 현재 달려있는 험버커 외형 사이즈의 P90 픽업과 리어의 레이스 센서 픽업이 좀더 무겁고 장마철이라 살짝 나무들이 습기를 좀더 머금어서 그럴수 있겠다. 거기다가 볼륨 포텐셔 미터 2개도 푸시풀 타입으로 교체되어 있으니 무게 증가이 일부 기여했을 수도.. 

아직 기타 소리를 논할 수준이 되지 못하기에 소리는 패스다. 확실한것 하나는 프론트와 리어에 픽업을 잘 바꿨다는거다.. 기존 에피폰 프로버커 보다 매칭이 좋은 느낌이다. 

챔버를 통해 울림을 확보해서 그런건지... 보통 2피스 또는 3피스 정도인데.. 내가 가진 울트라는 4피스 짜리다.ㅠ .ㅠ

2007년 에피폰 카탈로그에선 단순 퀼티드 메이플이 탑에 올라갔다고 되어있는데.. 에피위키에선 마호가니 바디에 엘더 탑에 에이플 비니어가 올라갔다고 되어 있다. 가장 합리적인 조합이라고 생각된다. 픽업을 따보면 도저히 메이플이라고 생각되기 어려운 탑이라서. 확실한건 퀼티드 메이플은 비니어 탑일 뿐.

글을 하두 띄엄띄엄 짬짬이 쓰다 보니... 원래 어떤 흐름으로 쓰려 했는지도 잊어 버렸다.

서울 출장가서 이녀석을 사자 마자 열심이 닦았다. 최근에 구입한 녀석들 중엔 극악은 아니었지만.. 언제나 지판의 손때는 극혐이다. 매번 사진을 찍어 두고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보여 주고 싶은 맘이 들다가도... 참게 된다. ㅡㅡ; 기억속의 어렴풋한 모습만으로도 힘들다. 

참 참담하다.. 브릿지랑 테일스탑(테일피스) 조절하는 나사산이 엉망이다. 잘 갈고 다듬으면 최외각 금장과 도금 전체가 일어날까봐.. 그냥 뒀다. 에피폰 모델의 장점이 납땜안하고 바로바로 픽업 교체가 가능하다는 거다. 사진의 픽업은 알리발 프로 알리코 (넥), 프로 버커 (브릿지) 이다. 짭인지 라인검사때 불량 판정 받은건지.. 소리는 짭의 소리라고 하기엔 너무 좋다. 브릿지는 알리발 롤러 브릿지를 달아줬다. 기타사느라 10을 쓰면 줄이랑 관리용품 등등을 사는데 1, 픽업 사는데 1정도 쓰는거 같다. ㅠ.ㅠ 다 달아주지도 못할 픽업들을 모으는 재미도 쏠쏠 하다..ㅋㅋ

브릿지를 레이스 센서로, 넥은 켄트 암스트롱의 P90이다. 이전부터 P90을 써보고 싶었는데 험버커 사이즈에서 선택의 폭이 거의 없어서 걍 포기했었는데, 스윙 DC 클래식 살때 달려온 녀석이다. 울트라엔 너무 벙벙거리는 듯한 느낌인데. 브릿지의 쎄한 레이스 센서와 섞어서 쓰면 신기한 느낌의 소리가 난다. 조만간 넥도 레스스 센서로 올려 보고.. 좀 치다가 줄 갈아줄 시점에 EMG HZ를 달아서 써봐야 겠다. 짬짬이 전면 광택을 꾸준히 올려줬더니. 많이 반질반질 해졌다. 

장터 글중 유난히 야외에서 찍은 사진들이 이뻐 보여서 판매글 올리면서 마당에서 찍어 봤다. 하지만 이녀석 전에 올렸던 LTD BK-600이 팔려서 욘석은 안팔기로 했다. 퀼티드메이플 탑이 너무 이뻐서.. 그냥 두고두고 써야 할까 보다.

막상 기타를 치면 전혀 외관이 중요하지 않지만.. 저렇게 똬악 올려두면 넘 이쁘다. 울 딸님도 이 기타가 젤 이쁘다고 팔지 말란다.. 일하고 있으면 가끔 들어와서 줄을 튕겨보곤 하는데.. 담번 줄갈고 픽업 교환할 때 광택 맥시멈으로 올려봐야 겠다. 

내년에 실력과 레파토리가 늘어서 기타를 녹음된 소리와 함께 소개할 수 있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