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20. 21:54ㆍ카테고리 없음
일반인이 취미로 악기를 다룰때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연습이라고 생각한다.
머리에 피가 제대로 전달 되지 않던 시절에 스타쉽 정도로 시작해서 어느 덧 본조비, 건즈엔 로지즈, 머틀리 크루 등등 LA metal을 즐겨 듣다가 Metallica를 통과해서 Deep purple, Led zeppelin을 향해 거꾸로도 가보면서 기타를 치고 싶었다.
대학교에 들어가서 통기타를 선물 받아서 조금씩 치다가 전기기타가 치고 싶어서.. 기타를 구입하고.. 혼자서 독학으로 전기기타를 배우다가 (살짱 배우긴 했지만.. 사람한테 배운건지 학습지로 배운건지 알수 없을 그런 상황이었고.. 군대가기 직전 온 몸과 바음을 알콜화 하던 시절이라엇... ㅋㅋ).. 술먹고 왁자하게 노는라 굼뱅이 기어가는것 보다 느리게 느는 기타 실력.. 연습보다 더 자주 먹었던 안주를 확인하던 시절.. ㅠ.ㅠ 여차 저차 알바도 뛰고 군대 갔다오고 급 정신차려 공부도 하고 하느라 기타란 것이 점점 잊혀졌다.
짬짬이 한번 다시 시작해볼까 하는 맘이 들기도 했지만 당시엔 backing 음원이 있지도 않았고, 메트로놈은 너무 비쌌고, 언제 늘어질지 모르는 카세트 테입에 녹음된 smoke on the water를 반복해서 들어가면서 tab를 따라 전주에서 기타솔로 중반부 까지 연습했던게 가장 멀리간 성과였다. ^^
몇년에 한번 가방에 들어있는 기타를 꺼내어 살짝씩 튕겨 보는게 전부였고, 어느새 가장 열심히 쳤던 smoke on the water와 stairs way to heaven은 기억도 안날 정도가 되었다. 통기타 치던 시절에 손에 익었던 다른건 당연히 싸그리 날라갔고.. ㅋㅋ
그러던 어느날 휴일 집에서 열심히 브롤 스타즈를 땡기고 있는데.. 딸님이.. 아빠 오락 그만하고 기타좀 쳐봐 한다.. 딸님 최근 급 현악기에 꽂혀가꼬.. 사촌 오빠에게 얻은 줄끊어진 통기타에 줄을 갈아달라고도 하고, 바이얼린 배우고 싶다고도 한다. 나보고는 눈 나빠진다고 (학교에서 배움) 전화기들고 오락 하지 말고 기타 열심히 쳐서 자기앞에서 들려달란다.. ㅠ.ㅠ. 참놔.. 휴일에 좀 쉬어야.. 나도 주중에 빡시게 일하지..
정말 올만에 꺼내서 쳐보다가.. 요즘의 지식의 보배인 유튜브의 이런 저런 클입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기타들 꺼내 들고(원래 본가 예전의 나의 방이었던 곳에서 언제 지금의 나의 방으로 이동했는지 알수도 없는 그 기타..) 조율을 하고. (이제 더이상 소리 굽쇠 따윈 필요가 없다. bandlab하나 다운 받으면 튜닝에서 메트로놈 까지 카바가 된다.)
구글신에게 내 기억속에서 한번 쳐볼려 했던 summer time의 TAB악보를 다운받아서 띵까띵까하다가..
기타줄을 다시 사고 (원래 기타 줄은 20년 전쯤에 달아 줬을 나름 비싼 놈이었을 텐데...), 오래되고 고장난 마샬 미니 기타 앰프를 대체하기 위해... 휴대용 미니 앰프도 하나 사고, 로망이었던 마샬을 PC스피커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여기에서 와장창 소리를 멋드러지게 내기위해 (휴대용 미니 앰프는 좀 한계가 있으니까..) SW시뮬레이션을 돌리는데 쓰려고 저렴한 오인페하나 구입하고, 케이크워크 깔고..
역시나 취미생활은 지름으로 시작하는 거다.
이래 저래 온라인 기타 매장을 기웃거리고 있자니.. 축소형 기타가 있다. 쉽게 생각해서 아이들용 전기 기타라고 보면 된다. 일반 기타가 넥에서 브리지 까지 현이 울리는 표준 거리가 648mm (25.5 인치)라면 이 축소형 기타는 564mm (22.2 인치)이다. 크게 줄어는건 아니지만 이 13%정도의 축소가 꽤 큰차이인듯 하나 넥의 폭도 2미리 가량 좁다.
요녀석이 그 지름신을 내리게 한 주인공이다. 이시국에 일본 브랜드인데.. 어짜피 만들긴 중국에서.. 자본은 국제 자본의 짬뽕이겠지.. 스콰이어라고.. 팬더의 마이너 브랜드에도 미니 기타를 내기는 하는데 ㅠ.ㅠ. 죄다 아이들을 타겟으로 해서 그런지.. 분홍분홍이나... 파랑파랑 같은 색들이 주류다. 스콰이어 미니 모델은 조금더 저렴하긴 한데.. 이녀석이 좀더 작고 싱싱싱 대비 험험 이지만 5단 셀렉이고 24프렛까지 있고 풀바디 대비 가격도 저렴해서 27만원이다.. 무게도 2.2kg그램이니..
브리지는 고정형 (지금 쓰는건 둥둥 떠있는 브릿지인데.. 후방으로 안밀려 들어가게 나무를 하나 덧데어 놓고 후방 스프링을 잔뜩 조여놨다.. 안그러면 우주 유영을 하는 듯한 맥빠진 소리가 난다.)이라 내 취향이고 어짜피 톤 조정 노브 없는건 나에겐 의미 없고, 험험 조합이지만 5단 셀렉터가 달려 있고 나의 원래 취향이 싱글이 아니라 험버커였으니.... 아니살 이유는 없는데.. 앰프없는 상태에서 소리를 한번 들어보고 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