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선택의 무한 루프를 돌다가 내린 결론

2022. 4. 25. 17:41자유시간/음악 하기

일렉기타는 참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일일이 모든 종류를 나열 할 순 없지만.. 역사적으로 대표적인 위치에 있는 녀석이면서 내가 관심을 가지는 기타는

펜더의 스트렛, 텔레 그리고 뭐 기타등등, 기타등등의 기타 중에서도 유명 뮤지션이 써서 유명해진 몇몇 모델들이 있긴 하지만.. 난 거기엔 딱히 관심이 없다. 

깁슨의 레스폴 그리고 기타등등 펜더 모델 보단 좀더 관심을 가지는 모델이 깁슨인데.. 에피폰 SG를 샀다가 바로 방출했다. 나랑 너무 안맞았다 소리가 아니라... 연주할때 너무 불편했다 덕분에 헤베쉐입기타를 비롯한 기타들이 동시에 갖고 싶은 기타에서 제외 되었다.

그리곤 슈퍼 스트렛 류들이 있는데.. 뭔가 내 감성을 자극하진 못했다. 어릴때 제일 즐겨 들었던게 LA 메탈이어서 어찌 보면 슈퍼스트렛 류나 깁습의 플라잉 V등 뭔가 와장창 하는 소리가 날것 같은 녀석들이 끌릴만도 한데.. 의외로 나의 기타 취향은 꽤나 보수적이다.

몇가지 저렴한 스트렛 모델도 사 쓰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모델을 깁슨의 레스폴이다.. 집에 깁슬 레스폴의 아류가 꽤 많다. 얼마전에 몇개 정리했는데도 아직 많다. 에피폰 스탠다드 프로는 ㅡㅡ;; 뭔가 눈이 뒤집혀서 조금 비싼 가격에 구입했는데.. 나름 맘에 들어서 스탑테일, 브릿지, 헤드머신, 픽업을 바꿔 줬다. 캡이랑 팟은 비싼건 아니지만 암튼 거의 나무랑 프렛 빼곤 거의 죄다 바꾼것이다.. 그러다 보니 애정이 들어서 그냥 가지고 있다. 에피폰 울트라는 비니어긴 하지만 원피스 비니어가 너무 이쁘고 유사 컨셉의 가벼운 레스폴을 구하기 어려워 그냥 가지고 있고.. 등등... 그런데.. 아무리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내 짧은 손가락은 하이프렛 연주가 불편한 레스폴이 너무 힘들다. 그러다 보니 선뜻 비싼 깁슨을 덜컥 구입하기엔 뭔가 묘한 불안감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소리는 너무 좋지만 무겁고 쓰기 힘들어 깁슨을 샀다 팔았다 한다 했다. 그리고 현재 내가 쓰는 중저가의 국내 생산 레스폴 카피 제품들이 너무 맘에 들어서.. 딱히 이쁜 것 또는 깁슨의 모조에 대한 동경만으로 깁슨을 선뜻 구입하긴 껄끄럽다. 저렴한 트리뷰트나 스튜디오를 사고나면 스탠다드나 커스텀이 눈에 아른 거릴거 같다.. 

한 일년 정도 게시판을 들락 거리다보니.. 일렉기타의 원조는 미국.. 그래서 미국 기타가 모조있고.. 나름 제조에 대한 노하우 (여긴 목재의 선별과 조합의 이슈도 있는듯 하다..)가 있어서 기타는 미제가 최고라고 한다.. 

내가 사고 싶은 모델들 중 가성비 미제 기타는 깁슨 레스폴 스튜디오 또는 트리뷰트, 펜더 아메리칸 스탠다드 정도인데.. 앞서 이야기 한것 처럼 깁슨은 깁슨대로 문제가 있고.. 펜더는 궂이 펜더의 이름 적힌 헤드가 아니라도 유사 품질/소리가 나는 악기들이 넘쳐 난다. 그리고 펜더의 빈티지 소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선택의 무한 루프에서 일단 펜더는 제외다.. 펜더의 데칼 말고는 내맘을 사로잡는 것이 펜더엔 없다.  깁슨은 불편해 무거워서 LTD EC를 살까 생각 중이었는데.. 몇번의 기회를 번번히 놓치고 작년에 구입할 수 있었던 던컨 모델과 AS-1은 그이후 한번도 장터에 뜨지 않고.. 회삿일로 스트레스는 쌓이고... 총알 마련을 위해 기타 몇대는 이미 팔았거나 팔려고 하고 있고.. 그러던 차에 눈에 번쩍 띄인 모델이 PRS S2 싱글 컷이다.. 최근에 볼륨 노브와 톤노브로 소리 만드는 재미에 빠져 있어서 2험버커에 2볼륨 2톤을 가진 PRS 싱글 컷 모델이 눈에 확 들어 왔다. S2는 생각보다 저렴한 중고가가 형성되어 있는데.. PRS S2를 사느니 깁슨 레스폴 스튜디오를 사는 것이 USA의 오리지널리티를 사는 가성비 최고의 선택이라고들 하지만.. 암튼.. 그냥 그렇게 충동적으로 질렀다.

기타를 딱 쥐는 순간 기쁨이 커야 하는데.. 왠지.. 정이 안가는 ㅠ.ㅠ. 아썅... 역시 상세 설명이 있는 기타를 사야했다. 가끔 삘받아서 구매 원칙에 어긋나는 짓을 하면 꼭 문제가 생긴다. 사진으로 이미 확있했었지만.. 브릿지 셋팅도 엉망이고 기타를 치고 한번도 닦지 않아서 그런지.. 프렛 여기저기 패인 흔적이 있고 황동 부품들도 ㅡㅡ;; 색이 아주 엉망이다.. 0.5초 정도 정말 고민했다 살까?말까? 목재가 망가지지만 않았다면 하드웨어 광내고 일렉트로닉스들 손봐주는건 쉬우니까.. 넥이 반듯하고 마감도 깔끔 (몇몇 흠집 제외)해서 일단 거래를 해버렸다. 

내가 3번째 주인으로 생각되는데.. 전주인들은 기타를 아예 손볼줄 모르는 사람들이었나 보다.. 피치는 하나도 안맞고 랩어라운드 브릿지 위치도 반대로 셋팅되어 있고.. 총체적 난국이다. 팟들을 덜렁덜렁.. ㅠ.ㅠ 새줄 껴서 기본 세팅한 다음에 기타가 조금 익숙해지면 픽업 교체하면서 전기파트는 살짝 정리를 해봐야겠다.. 1500원짜리 블랙박스 GPS용 베터리를 구입하면서 엘레파츠에서 5만원 정도의 캡과 저항을 사두었기 때문에 픽업 교체하면서 배선 정리하고 전기파츠 조금 바꾸면 정이 들지도 모른다. 

소리도 참.. 아직 잘 모르겠다.. 

저뒤에 널부러진 기타의 전체를 중고로 팔면 이번에 새로 영입한 PRS S2 싱글컷 스텐다드 중고를 두대 살수 있다. 

에피 울트라 (던컨 픽업), 코로나 CLP 커스텀 플러스, 딘 스텔스(깁슨 LPJ 픽업+전기 파트) 요정도를 팔아야 되는데.. 저 세대를 대체할 만큼 좋은지는 아직 모르겠다. 

조만간 내기타 만들기가 완전히 끝나면 그때 다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