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오리 구이집 (경산 , 시지: 낙동 생오리)

2019. 8. 6. 21:08자유시간/먹고 보자

국민학교때였나.. 우리집안 형편이 조금씩 나아지던 시절 전기 후라이팬도 사고 낙지볶음도 해먹고 할때 쯤.. 

"오리 로스 구이"가 그야 말로 대세 였다. "로스 구이"가 뭔 말인지는 몰랐지만 원형 또는 타원형의 바깥쪽은 껍질과 기름으로 둘러져 있고 센터는 고기로 된 냉동 오리를 구워 먹는게 유행과도 같았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거 찾기도 힘들다. 딸님 생기기 전엔 가끔 사동에 있는 낙동 생오리란 곳에 가서 오리고길 먹곤 했는데.. 딸님델꼬 구이집 가는건... 상상만해도 힘든 일이라.. 유치원 가는날.. ㅡㅡ; 아내랑 둘이서 오리 고길 먹으러 가봤다. 

먼저 간 곳은 추억의 낙동 생오리... 이젠 경산엔 없고 대구에도 달랑 두군데 남았다. 하나는 본점. .하나는 ㅡㅡ; 분점인가.. 암튼 대구 시지에 있는 낙동 생오리, 본가/처가 갈때 포장 해가봤는데.. ㅡㅡ; 오리는 집에서 해먹는 음식이 아니다.

여기는 숯불이다. 고기는 ㅡㅡ;; 뭐라케도 숯불 직화가 제일 맛난다. 숯불을 피우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가격이 좀 있다. 

한마리나 커플인가.. 2인용 메뉴의 가격차이가 거의 없다.. 하지만..

이곳의 메인은 오리보다도 부추다.. 아니 정구지다.. 오리가 냉한 음식이라 나같은 음인은 정구지랑 먹으면 탈이 없다.

아내는 이 오이 절임 맛이 너무 좋다고 했다. 뒤에 소개할 경산의 생오리 구이집이 훨신 저렴한데.. ㅡㅡ; 이 오이 때문이라도 낙동 생오리 가고 싶다고 했다. 

양념장.. 반찬은 별거 없는데.. 하나하나가 어디가도 꿀리지 않는 맛이다. 물론 살짝 단맛이 코팅된건 어쩔수 없고.

올만에 본 미란다도 한잔. ^^

이곳의 장점은 첫째도 맛, 둘째도 맛.. 하지만 단점은 비싸다. ㅡㅡ;;

 

여긴 울집 바로 근처

가격이 낙동 생오리의 거의 절반 수준이다.

그렇다고 상차림이나 고기가 딱히 나쁜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곳은 가격이 가격이다 보니. 숯불이 아니라 가스불이다. 불조절은 용이하지만. .아무래도 구이의 맛이 좀 떨어진다. 

이곳은 요 파+깻잎+콩나물이 시그니처 반찬인듯 하다. 개인적으로 낙동 생오리의 정구지 만큼 파+깻잎의 조합이 좋았다. 

고기 양도 넉넉하다. 우리 둘이서 다 못먹을껄 예상하고 가져간 작은 반찬통에 남은 고기를 싸왔다.

저녁에 쏘주한잔 하기에는 부담없는 경산의 돈오리가 낫고, 뭔가 모자란 진기를 보충하러 가기엔 낙동 생오리가 낫다.

 

에휴.. 태풍때문에 비는 추적추적 오고.. 한잔 하러 갔음 좋겠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