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이의 중고 기타 수집 방랑 썰 1편

2021. 5. 26. 21:03자유시간/음악 하기


앞썰

취미를 가지고 즐기다보면 아차하는 순간 장비병이란 고약한 질병에 걸리게 된다.
사람들 마다 장비병에 빠지게되는 이유야 제각각 이지만.. 내가 장비병에 빠지게 되는 주요한 이유는 첫번째는 호기심, 이건 어떻게 동작하지, 저건 어떤 느낌일까? 이거랑 저거랑 뭐가 다른거지 하는 궁금증과 이쁜걸 가지고 싶은 수집욕인 것 같다. 그리고 난 어떤 취미를 하던 결국은 ㅠ.ㅠ 뭔가를 수집하는 것으로 끝맺는 편이다. (심각한 장비병 환자..) 그리고 또한 그 수집이 내가 수집한 모든 것을 활용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는 편이지만.... 큰돈은 쓰지 않는 편이고 (싼거만 지른 다는..), 내 취향이 아니라면 금방 팔아버린다 (장터 활성화에 기여한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수중에 남아잇는 잔잔바리들을 모아보면 나름 거금이 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가치가 상승한 몇몇 종류들도 있다.) 그래봤자 큰거 하나도 못살 가격이긴 하지만.. ^^ (큰돈 안쓰면서 즐기는 알뜰한 사람이다..ㅡㅡ;;)

한참 클리앙을 하던 수년전 어느때 (지금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전자기기 사용기들 사이에 에피폰 레스폴의 사용기를 보게되었다. 당시는 다시 기타를 시작할까? 하는 맘이 살짝 생기긴 했지만 잦은 출장과 육아에 지쳐 밤시간은 그저 간단히 한잔 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시간이었을뿐.. 기타를 칠 여유는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방치되어있던 하지만 나름 멀쩡했던 나의 첫 일렉기타에 어니볼을 끼워 넣고, 닦고 조이면서 새로운 기타 생활이 시작 되었다. 좀더 일찍 시작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지만. 지금이라도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엔 카셋트 플레이어의 속도조절용 가변 저항을 돌려가며 느린속도의 음정이 떨어진 노랠 들으면서 기타를 따라쳤는데. 요즘음 폰의 음악 플레이어로도 음정변화 없이 속도 조절이 되는 세상이고, 조금만 번거로움을 이기면 음원을 편집해서 느리게 무한 구간 반복으로 원곡을 들으며 연습할 수 있다.. 캬~ 참으로 멋지지 아니한가?
거기다 밖에서 하룻밤 술함마실 비용의 일부만 투자해도 (현재로는 만족중인) 오인페를 사서 각종 앰프 시뮬과 이펙터를 경험할 수 있다. 20년 전보다 다른 물가는 눈에띄게 올랐는지 몰라도 중저가 기타의 가격은 딱히 많이 올랐단 생각이 들지 않는 상황이라.. 손끝이 아파서, 딸님이 자야해서 기타를 잠시 쉬는 시간, 대중 교통으로 이동중 보게되는 중고장터의 기타 가격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하루 편의점 수입 맥주 4개를 15일 먹는다면 15만원 거기에 숙취와 피곤함, 가끔 배탈이라는 변수 그리고 안주에 드는 비용 대비 그시간에 기타를 치는 것이 훨씬 건강에는 좋다는 미명하에 절약되는 술값 이상의 돈이 기타를 수집하는데 투입되기 시작했다.

아무튼, 2021년 5월 5일 현재 기준으로 가장 메인으로 등극한 취미는 기타 연주(라고 쓰고 수집.. 이라고 읽는다..)이다.

제작된지 25년이 넘은 기타를 대충 손봐서 치다가 알게된 뮬장터를 기웃 거리면서 기타를 살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데.. 아내가 선뜻 사란다. 아내는 좋은거 하나 사란 의미였는데.. 난 좋은거 하나 살 가격으로 여러개 살 생각이었다. ㅋㅋㅋ 아 물런 아내가 선뜻 사라고 한 시점에는 벌써 기타 두대는 사놓은 상태였다 -0-;;

 

본썰

나의 첫 기타 : 삼익 One Step 통기타, 94년 얼마인지 모름, 선물 받음, 한국산), 너무 오래 방치되어 금속들은 녹이 슬었지만, 나무는 아직 멀쩡한듯 하다.. 합판의 강점!!!!!! 얇게 저며 만든 솔리드였음 벌써 벌어지고 뒤틀렸을 텐데.. 20년을 그냥 뒀어도 멀쩡하다!!!! 알리에서 빈티지 머신헤드를 구입해서 달아 줬다. ㅡㅡ;; 벌써 기타의 사회적 잔존 가치보다 수리에 들어간 돈이 더 많아지게 되었다. 브릿지 새들이랑.. 고정핀도 바꿔줄 생각인데.. "한국산"이 중국에서 더 싸게 팔린다. 이거 완전 아이러니 아닌가? 궂이 보다 더싸게 중국산을 팔고 있고 만듦새도 더 좋아 보이는 것이 한국산이 맞긴 한거 같은데.. 왠지 씁씁할다.. 한구에서 한국산을 사면 5천원 + 택배비 인데.. 알리에서 사면 2000원 + 배송료 1,500원이다. 어디서 사는게 합리적일까? 참 어렵다.

거의 외출을 하지 않은 기타이다 보니.. 저 덕지 덕지 붙은것 빼고는 외간은 그럭저럭, 하지만 프렛과 지판은 망했다. 지판까지는 또 일부 살려 낸다고 하더라도.. 프렛은 어쩌랴.. 걍 기념으로 대충 보수해주고 말아야 할 듯 하다. (하지만.. 왠지 살려 보고 싶은 마음에.  TUSQ 브릿지에 넛트 그리고 에보니/마호가니/황통 스트링 앤드 핀이랑.. 프렛 크라우닝을 위한 저렴한 도구까지 구입했다..ㅋㅋㅋㅋ)

 

두 번 째 기타: 콜트 C.M. Artitst Series, 모델명 모름 (이 시리즈 명칭도 그때 받은 스티커를 저 위의 첫 기타 뒷판에 붙여 두었기 때문에 알수 있었다.), 95년 23만원 주고 산 것으로 기억, 시리얼을 기분으로 94년 제조품으로 판단됨, 한국산, 바디는 애쉬 또는 스웜프애쉬로 추정, 메이플 넥, 로즈우드 지판, 콜트 튜너, 콜트 트래몰로 브릿지 (플로이드 로즈 만큼은 아니지만 암업을 위해 바디가 파져있음), 아밍 많이 하면 튜닝 나갈까봐 롤러형 너트 적용, 콜트 험싱싱(SSH) 픽업, 1볼륨 1톤, 5단 셀렉터. 아마 이 기타 샀을 때 팜플렛 같은걸 받았을지도 모르지만.. ㅡㅡ; 내가 아닌 누군가가 버렸을 것이다.. 난 잘 안버리거등.. 다시봐도 오묘한 바디 쉐입이다. 엉덩이는 펑퍼짐하게 퍼져있고. 스트랫이랑 텔레사이의 모양을 한 듀얼컷.. 

멍청한 20대였는데 질풍노도 소심한 인간이었던 지라.. 내 맘에 안들었는데 좋다좋다 싸게 주는거라고 해서 떠밀리듯 샀던 듯하다. 당시엔 그냥 심플한 스트랫 또는 슈퍼스트랫이 갖고 싶었는데 말이다. 

그렇게 술먹고 놀고, 군대 갔다오고, 공부 하고, 회사다니고 결혼하고 애키우고 한동안 기타를 잊고 지냈다가 2021년 3월 말/4월 초에 딸아이와 아내의 자극에 의해 기타 취미를 재 시작. 

두 번 째 기타는 직밴하는 친구 준다고 오래전 본가에서 가지고 왔다가.. 이래저래 못주고 있던 중이어서, 기타를 시작하겠다고 맘 먹자 마자 인터넷으로 피크와 줄 등을 사고.. 몇일 연주해 보다가. 새 기타를 사야겠다고 맘을 먹었다. 원래 프렛이 엄청 좁고 낮은 아이였는데.. 기타를 혼자 연습하면서 거의 주구장창 Smoke on the water만 쳐서 12프렛 인근이 완전 납작해졌다. 점보 프렛이라면 프렛을 싹 밀어 버리고 좀 더 쓸수 있겠지만.. 워낙 낮은 프렛이라 그것도 어렵다. 거기다 세팅이 안된 상태에서 개방현 조율만 대충해서 쳤던 적이 많던 관계로 헤드쪽 프렛들은 버징으로 엄청 닳아 있엇다. 마땅히 중고 거래할 곳을 모르고 있어서.. 걍 저렴한 신품으로 연습하기 좋은 아이바네즈 PGMM이라는 short scale기타를 사려했지만. 전용 가방이 없다길래 포기, 추후 연락을 노력해 봤지만.. 자유새는 ㅡㅡ; 연결되지 않음.. (이게 문제의 서막)

"중고기타" 라는 키워드를 통해 "뮬"이라는 음악인들의 공유 공간을 알게되고 국내 중고 악기의 거래 중심임을 파악학고 정말 순식간에 중고 장터에 빨려 들어감...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하....)

 

세번째 기타: 삼익 KR-664N, 95년 모델 한국산, 앨더 바디, 메이플 넥, 로즈우드 지판, 삼익 튜너, 플로이드 로즈 라이센스 브릿지, 락킹 너트, 삼익 험싱싱(SSH), 싱글은 듀얼레일 세라믹 픽업. 1볼륨, 1톤, 5단 셀렉터, 험싱 토글 스위치

내가 만든 스트랩과 한컷

 

뮬 장터에서 중고 첫 구매 4월 7일, 택배로 구입, 당시 15만원을 기준으로 구입가능한 기타들을 보고 있었는데.. 25년 묵은 네츄럴 마감을 한 이녀석이 맘에 들었다. 특히 in 서울 직거래가 대부분이어서 택배로 물건을 받을수 있는 것들중 가장 맘에 들었다. 가지고 있던 콜트 녀석의 프렛 상태가 꽝이라 얼른 사고 싶음 맘이 간절했던 것이 구입을 더 부추겼다. 바디 목제가 좋은지 나로서는 알수 없지만, 로즈우드 지판은 정말 예술이다. 얼마전 구입한 기타의 에보니 지판과 유사한 정도로 촘촘하고 부들부들하다. 색만 쫌더 짙었다면 에보니라고 뻥쳐도 될듯한 수준이어서 요즘 만든 동남아 혹은 중국에서 제조한 엔트리 제품을 15만원 주고 사는 것 보다 오래 되었지만 관리 잘되어 있고, 한국에서 만들었던 과거의 플래그쉽을 15만원 주고 구입하는 것이 더 낫다고 아직도 생각한다. 다른 기타에 어니볼 9게이지를 낀것과 이기타에 낀것이 완전 다른 느낌을 준다. 너무 느낌이 다르고 기타줄이 좋은것 같아서, 판매자분께 기타줄 어떤건지 문의까지 했는데.. 걍 어니볼 09게이지 달아 놨다고 답볍을 주셔서 엄청 허탈 했다.. 구입도 세팅도 사용도 순조로왔지만.. 삼익의 구린 설계와 제조로 참 비운이라 할만한 기타라고 생각된다. 1번 줄의 음이 너무 안들린다. 픽업도 6번줄 쪽으로 치우쳐 있기도 하지만. 픽업의 센싱 폭이 기타줄 너비만큼 안나오는 것 같다. 최근에 주워 들은 것인데.. 삼익 플로이드 로즈는 사이즈가 특이해서 다른 제품으로 교체가 안된단다.. ㅠ.ㅠ 나중에 브릿지를 더이상 못쓰게 되면 나무를 잘라서 빈곳을 매꿔 놓고 픽스드 브릿지로 변경해서 써봐야 겠다. 그리고 조만간 저기 싱싱은 뭔가 다른놈으로 교채해 줘야 겠다. 1번현의 소리를 너무 못잡아 낸다. 

 

네번째 기타: 덱스터 LP-200, 여긴 시리얼 따윈 의미 없음 뭐할려고 시리얼을 부여하는지 모르겠음 그냥 13년도에 만들어진걸로 보임, 암튼 베트남 산, 마호가니 바디, 마호가니 넥, 로즈우드 지판, 자체 튜너(머신헤드)에 튠오브릿지, 덱스터 험험, 2볼륨, 2톤 3단 토글

문득 열심히 기타 연습을 하다가.. 레스폴을 써보고 싶어졌다? 아니 그냥 장터를 보다가 이게 눈에 들어왔다는게 더 적절한 표현이겠다. 한 보름정도 진득하게 장터 매복을 하면서 검색을 해봤다면.. 스피어를 샀겠지만 아니면 스윙이나 코로나를 하필 제일 묵직한 소릴 자랑하는 덱스터를 구입하다니. 집에선 삼익 KR-664로 연습하고, 출장가선 콜트로 연습하는 중에 그냥 레스폴 기타를 쓰고 싶어졌고 (핑게란건 다들 아실 듯), 레스폴류들은 내가 살려고 했을때 올라온 매물은 대부분이 비싼 놈들이었고 저렴하고 택배 가능한 녀석은 요놈 밖에 없었음. 왜 내가 뭘 살라하면 그랬던 건지.. 지금 장터에 20만원 이하 레스폴을 검색하면 , 스윙  SLP 100 (17만) , Classic-X (20만), 삼익 lS-450(15만, 내가 에피폰 구입한 판매자 분인데.. 하나 더 사러 가야하나.. 고민하게 만든 기타), 스피어 RD 250 (15만), 볼칸 (10만) 등 물건이 많은데 말이다. 물론 택배 가능성은 판매자분게 물어봐야겠지만. 당시 집에선 오인페+cakewalk로 출장가선 알리 직거래한 헤드폰앰프를 연결해서 기타를 쳤는데.. 꽤 쌔삥으로 보였던 기타+소케+저렴 스트랩+ 기타케이블 + 튜너 + 싼09게이지 줄 + 헤드러쉬 헤드폰 앰프가 일괄판매여셔, 알리산 만원짜리 보다 훨신 좋은 헤드러쉬 앰프로 포함되어 있고 3m짜리 재고 없어서 5m짜리 케이블을 쓰고 있던 상황에서 케이블 까지 껴주고, 스마트폰으로 튜닝하며 살짝 불편했는데 튜너까지 준다니.. 이아니 좋을수가..(판매자는 기타가 취미가 아니라 취미할려고 샀는데.. 이게 아닌가벼.. 라는 상황에서 살때 받은걸 죄다 껴서 파는 상황인듯 했다) 그런데.. 깨끗하다던.. 몇번 안쳤다던 판매자의 말과는 달리 스트랩 걸이 있는 궁둥이 부분은 살짝 찍혀 있었고.. (판매 사진엔 그건 또 살짝 예술적으로 안찍혔더라.. ㅋㅋ) 새들은 거꾸로 껴져 있었고, 손에 땀이 많았던 건지.. 몇번 안쳤다더만 프렛 두어개는 살짝 녹이 있고, 포트 커버 결속하는 나사 네개중 하나가 부러져서 옆으로 삐뚤하게 뚫어 넣으면서 잘 안되었는지.. 순간 접착체를 붙였던 흔적까지.. 등등 기대보단 살짝 별로 였다.  판매자는 A+이라고 했지만. 내 보기엔 잘해도 B+정도 였다.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나의 첫 험험 기타이자 레스폴인 덱스터 LP 200, 기존 한국 생산 덱스터 모델의 베트남 생산 변경 제품으로 마호가니 바디 + 플레임 메이플 비니어 탑 (진짜 비니어다 음색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순전히 외관만을 위한 장식이다) + 1피스 마호가니 넥 제품이다. 판매자가 작년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했다 했는데 시리얼은 13년 생산 제품이다. 하긴 뮤직포스 온라인에 판매중인 에피폰 시리얼이 13으로 시작하는 것도 있으니.. 당근 악성재고였던 이놈을 낙원의 한 매장에선 얼씨구나 하고 팔았을 터.. 그래서 이런 저런 기타 상태를 봐서는 매장 전시품중 수리품이거나 B급제품이라고 생각된다. 
이 덱스터 모델은 꽤 육중한 무게의 제품으로 그래서 바디 울림이 좋다는 사람도 있고.. 단순히 목재가 덜말라(저가 목재) 그런거니 무겁다고 어딜 깁슨에 비빌 생각 따윈 하지 말란 말을 고상한 형태로 하는 사람도 있다. 중고가 20만원 내외의 기타로 많게는 몇십배 비싼 깁슨의 소리를 낼수 있다면 좋겠지만, 많은 합리적 접근방식을 취하는 분들의 일관된 이야기는 분명 다르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행이 본덕은 깁슨의 소릴 알지 못한다.. (기린이라 햄뽂는 포인트) 이녀석 이후에 구입한 에피폰과 비교했을 때 소리가 너무 상이해서 진품많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유사하다는 알리발 에피폰 오픈 픽업 세트 (프론트 프로 알리코, 리어 프로 버커)로 교체해줬는데 소리가 확 달라졌다. 이게 깡통이 제거되어 그런건지 에피폰 프로버커 기타보다도 더 와일드한 소리가 난다. 그래서 내친김에 알리에서 커버있는 프로 버커 세트도 구입했다. 조만간 엘레파츠에 주문한 JST 5핀 커넥터가 도착하면 LTD BK 600에 달려있던 레이스 픽업, 어디서 뺐는지 모르는 국내생산 EMG HZ에 커넥터 작업을 해서 알리 프로버커, 에피폰 프로버커 (커스텀 프로에 달린 놈)를 교환해 가면서 소릴 들어볼 생각이다. ( 문제는 본덕 예술적 감성이 결여된 공돌이 기린이에 막귀란거지만 ㅠㅠ)

아.. 에피폰의 내부에 전장에 사용된 커넥터를 몰렉스 제품으로 알고 있는 양덕들도 있던데.. 폰카로 잘 찍어 보면 JST이렇게 각인된게 보인다. 

이녀석에겐 어니볼2222, 09-46을 달아 줬다. 딱 잘어울리는 듯 하다. 10게이지는 손꾸락이 너무 힘들다.거기다 알고 봤더니.. 난 리어 험은 궂이 스플릿 같은게 필요 없는데.. 이녀석은 이런저런 단점에도 꽤 맘에 들어서 스트링 버틀러도 5만원 넘는데도 달아줬다. 오리지널의 토글 스위치는 정말 감성이 매마른 전기 부품이다, 혹시 이 기타를 업글하고 싶다면 제일 먼저 토글 스위치를 바꿔라.. ㅡㅡ; 갬성이 지수가 올라가면서 소리가 좋아지는 느낌이 들것이다.  두툼한 바디 덕분에 (몽뚱이의 가장 얇은 부위가 50미리가 넘고.. 센터의 볼록한 부분은 대충 60미리는 넘어 보인다.) 픽업만 바꿔줬는데도 엄청 매력적인 소리가 난다. 다른 기타들에 달려있는 넥의 싱글 픽업 보단.. 이녀석의 험버커 스플릿된 소리가 너무 맘에 든다.. -0- 이쯤에서.. 진퉁 에피폰과 깁슨의 소리에 살짝 로망이 생겨 버렸다. 

오륙칠은 한방에 들어온다. LP 200까지는 판매자한테 따지는 전화하거나,  찾아가서 멱살을 잡을 만한 일이 없었다. 클리앙 장터에서도 가끔 진상들이 있고 뻥치는 놈들이 있는데.. 새로 접근하는 커뮤니티의 장터가 왠지 믿음이 갔다. 그래서 앞으로 구입한 기타들의 가격는 전반적으로 높다. 

다섯번째 기타:  크래머 스트라이커 211 커스텀, 마호가니 바디에 플레임 메이플 탑이 올라갔다.이건 레스폴 몸뚱인데.. 메이플넥에 메이플 지판 (이런 조합 싱기방기), 플로이드 로즈 타입의 브릿지 (라이센스인지 알아서 만든건지 몰겠다.) 험싱싱(SSH), 험의 외관은 이쁜 제브라 타입이다. 

15만원하는 검정 반투명의 최신 발매된 기타를 살려했는데.. 직거래 지역의 접근성이 너무 떨어 진다. 출장 자주가는 화성시청 인근에서 한시간이 넘게 걸린다. 문제는 갔다가 다시 되돌아 와야 한다는 거고 통행료+주유 왕복이면 2만원이 넘는다. 15만원짜리 사야하는데.. 좀 아니다 싶었다. 그러던 와중에 17만에 택배되는 기타를 발견.. 돈이야 조금 더 들수도 있지만. 내가 궂이 왕복하는 시간의 노력이 없어도 된다. 그냥 질러 본다. 근데.. 판매자가 나랑 비슷한 곳에 출장을 다닌다. 알고 봤더니.. 담장하나를 사이에둔 회사에 출장을 간거였다..ㅋㅋㅋ 직거래 하기로 하고 구입했다. 판매자왈 S급.. 비싼건 모르겠지만 이놈은 전용 소케를 주지 않나보다.. 30년전 쓰던 쿠션하나 없던 그런 케이스에 판매가자 담아 왔드라.. 기타를 확인해 보라고 했지만.. 택배로도 살 생각이었는데.. 뭔 상관이랴.. 말그대로 S급 깔끔 그자체였다. 줄 하나는 오래되서 터져버렸지만 다행히 바디를 긁거나 하지 않았네.. 가끔 암이 없거나, 이런저런 부속이 없는채 거래되는 제품도 많은데.. 욘석은 S급 답게 모든 구성 포함이다. 

신기한게 요즘 기타들은 Volume bleed mod가 기본 장착인가보다. LP 200에 에피폰 픽업 조합 껴줄때도 푸시풀 되는 볼륨에 이미 볼륨 트레블 블리드가 구현되어 있었다. 이 기타의 외형을 보면 삼익 664와 많이 닳았단 생각이 든다. 삼익은 진짜 90년대 기타고 이녀석은 80/90년대를 오마주한 기타란다. ㅋㅋㅋ

이녀석을 사고 싶었던 이유는 순전히 메이플 지판이다. 한번도 메이플 지판 기타를 써본적이 없다. 뭔가 다르다는데.. 대체 뭐가 다른건지.. 그리고 마호가니의 저음위주의 울림을 보강하기위해 메이플 탑을 올리는데.. 이녀석은 지판까지도 메이플이다. 왠지 V자 튜닝된 헤드폰의 소리가 날듯했다. 삼익은 똭히 특색을 찾기어러운 무난한 소리인듯 하고. (앨더 바디+메이플넥+로즈우드 지판 이라는 아주 고전적 구성이다.)

실제로 이녀석은 앰프없는 상태에서도 V자 음색이고, 앰프를 연결하면 나 메탈기타야!!!! 라고 말한다. 거기다 넥도 직사각 각목에 모서리에 R값만 좀 준것처럼 생겨서.. 목을 똭 잡는 순간.. 편안함 보단 긴장하고 쳐야할 듯 한 느낌이다.  요즘 가장 많이 못 만져 주는 놈이다. 한꺼번에 시끄러운 진상 뒷 손님들이 우루루 들어와서.. 한참을 주문도 못하고 멍때리게 되는 시츄에이션 처럼.. ㅡㅡ;; 이녀석은 뒤따라온 녀셕이 이뻐서, 뒤따라온 녀석이 말썽을 부리고 고쳐야 해서.. 가장 덜 사용하고 있다. 조만간 이녀석에 어울리는 연습곡으로 꼭 아껴 써줘야지 라고 생각도 하면서 왠지 장터로 보낼것 만 같은 기분은... 

이날 따라 일직 마칠줄 알았던 일이 평소보다 훨신 늦게 끝났고. 계획상으로는 3시에 일이 끝나면, 화성/남양에서 크래머를 우선 거래하고 이동하면서 밥먹고 다음 거래를 이어나갈 생각이었는데.. ㅡㅡ; 이날 거의 6시가 다되어 마쳐서.. 완전 꼬였다. 이날의 두번째 거래는 태안반도로 넘어 가야 했다. 해지는 서해를 보면서 느긋하게 이동하긴 했지만.. 맘은 급한건 사실이었다... 왜냐하면.. 대전들 들렀다가 집으로 가야했고.. 아마도 집에 도착하면 12시가 넘을 상황이었다. 저녁밥은 이미 물건너 갔다. 

태안반도에서 내가 구할 기타는 에피폰 스탠다드 프로 탑 플러스.. 이름이 복잡한데 걍 스탠다드 프로라고 짧게 부르는게 맞는듯 하다... 커스텀 모델은 깜장이나 하양이가 있고 스탠다드는 다양한 색상이 존재하는 듯 하다. 

양덕들이 모아놓은 에피폰 카탈로그를 보면 13년 플러스 탑 프로 모델을 이렇게 화려한 AAA 플레임 메이플 비니어가 올라가 있어야 할텐데.. 내껀 이정돈 아니다. ㅡㅡ;;; 오히려 마감 비니어의 화려함은 덱스터 LP200이 한수 위다. 어딜가나 물건 파는 이들의 뻥은 참 대다나다..

내가 지른건 오른쪽에서 두번째 색상.. 이걸 살려는 의도는 아니었는데.. 장터 매복중 자가 발전이 되어서.. 덜컥 구입해 버렸다.. 개인적으로 에피폰도 매력적이지만.. LTD 이클립스 국내 생산 모델이 훨씬더 매력적이었다. (ㅋㅋㅋㅋㅋ 미안해 기타야.. 원래 주머니 안에 든것에겐 맘이 좀 그래..)

여섯번째 기타: Epiphone Les Paul Standard PlusTop Pro, Sunburst Heritage, 마호가니 바디 + AAA 플레임 메이블 비니어 탑 그리고 그 아래 솔리드 메이플 탑이 올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신기한게 이런 내용을 공식 팜플렛에는 잘 안적어 놓고 있다. 커스텀 모델은 바디도 마호가니, 탑도 마호가니 지만, 스탠다드는 마호가니 바디에 탑은 솔리드 메이플, 프로는 AAA 플레임 메이플 비니어가 추가 되는 것으로 나는 이해하고 있다. 아직 픽업을 열어보지 못해서.. 정말 그런지는 모르겠다. 열어 봤자 차폐 페인팅 때문에 정확히 보이지도 않지만.. 약 한달간 짬짬히 알아본 봐로는 내가 아는 것이 진실에 가까운듯 하다.  2000년대 모델은 가끔 앨더를 섞어쓰곤 한것 같다. 그래서 오래된 삼익 레스폴 바디들은 앨더인 경우가 더러 있다. 2013년 인도네시아 삼익공장 생산 모델이다. 그나마 비슷한 시점의 중국 모델 보다는 좀더 마무리가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프로"란 모델들은 언제 부터인지 (찾아 보기 귀찮음) 볼륨을 통해 프론트와 리어 픽업을 각각 스플릿해서 쓸수 있게 되어 있다. 아마도 프로버커가 적용되면서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한다. 그리고 내가 구입한 모델은 주인장께서 살짝 손을 봐서 최근 커스텀 프로 모델 처럼 페이즈 모디를 적용해 두었다. 사용에 큰문제 없는 덴트들은 복원 수준까지는 아니고 더 번지지 않을 정도로 수리가 되어 있다. 넥이 엄청 관리가 잘되어 있어서 장력이 낮은 09게이지를 아주 낮게 세팅해 놓았는데도 버징이 전혀 없다... 정말 집에와서 기타 쳐보고 깜놀했다. 전 주인장 분의 설명으로는 험험이지만.. 이쁜 싱글톤을 위해 작업해둔 기타라고 했다. 실제로 밴딩은 좀 번거럽고 대신 슬라이드 주법이 많이 들어간 연주를 하기엔 좋을 듯 하다. 

좌 에피 우 덱스터.. 가격이 무려 두배 (신품 판매가와 중고가 모두).... 요리조리 보면 확실히 덱스터가 싼마이한 부속들로 이루어졌지만.. 똭 봤을때 인상은 덱스터 LP 200의 외모가 짱이다. 넥의 차이 때문에 연주할때 느낌은 사뭇 다른데.. 아직 기린이에 막귀라 세세한 소리 특성까지는 설명할 능력이 없다. ㅋㅋ 에피폰은 살짝 아쉬운것이 정면 또는 기타의 넥 방향에서는 플레임 메이플 탑이 안 선명한데..  테일피스 쪽에서 보면 꽤 선명하게 보인다. 

너트를 직접 교체하면서 센터가 정확하게 안맞아서 줄이 전체적으로 1번줄 쪽으로 쏠려 있고.. 줄이 좀 낮게 세팅이 되어서.. 1번줄 벤딩할때 2, 3번줄 함께 끌고 올라가기가 살짝 애럽다.. 덱스터의 기본 픽업으로는 소리를 비빌 수준은 아니었는데.. 알리발 짭피 알리코+프로버커로 교체해준 덱스터는 나름의 인상을 강하게 만들고 있어서.. 어찌보면 상대적으로 비싼 에피가 쪼매 찬밥 신세다. 아내는 두 기타가 똑같은줄 안다..

1부에서 소개되는 대망의 마지막 주자는!!! 바로 LTD의 시그니처 모델이다. 내가 구입하는 최초의 시그니처 모델.... 거기다가 저렴하다!!!

깁슨은 100만원짜리가 세월이 지나도 그 값이 덜떨어 지는데 (꼭 국내에서 현대차 같이..) LTD는 꽤 빠른 중고가 하락이 있다. 

 

일곱번째 기타: LTD BK-600, Bill Kelliher 시그니처다.. 원래 픽업을 던킨 펄리 게이츠와 디스토션으로 교환해 둔걸 구입했다. 에피폰을 판매하시는 분은 여전히 레스폴 류를 쭈욱 장터에 내어 놓고 계신데.. 혹하는 기타가 한두개가 아니다.. ㅠ.ㅠ. 하지만 태안까지 가기는 너무 힘들다.. 이 빌 켈리허 시그니처를 판매하신 분이 어서 다른 LTD 모델을 판매하시길 학수 고대 하고 있다. 기타를 똬악 드는 순간 드는 느낌은 "아.. 씨..  운동 좀 해야 겠네..." 이다. 이때 구입한 세녀석은 아직 뒤뚜껑 한번 안열어 봤는데.. 이녀셕은 진짜 눈꼽만큼도 내부 경량화를 하지 않는 그런 느낌이다. 이녀석이 너무 맘에 들어서 LTD 이클립스 모델을 눈여겨 보고 있는데.. 당장 내 방에 둘 자리가 부족해서 더이상 지르지 못하는 중이다. 

빌 뭐? 난 모르는 사람이다. 뭔가 겉으로만 봐도 묵직하고 강력한 리프가 나올것 같은 기타다. 하념없이 장터를 보고있는데.. 이클립스 1000 시리즈보다 원래 비싼 모델인데 이상하게 저렴하게 올라와 있었다. 야매로 독학한 기타 세팅자로써 이제껏 구입한 모든 기타들이 피치/인토네이션이 맞지 않았다. 스트로크 강도나 운지 강도의 편차를 벗어난 수준으로 세팅이 되어 있었다. 나도 하다보면 귀찮아서.. 가장 많이 쓰는 녀석 빼고는 살짝 나간 상태까지 하다가 걍 포기하곤 하는데..(특히 플로이드 로즈....ㅠ.ㅠ) 이 기타는 세팅이 내기준에선 완벽했다. 넥상태, 줄높이, 인토네이션까지 쏜꾸락하나 까딱할 필요가 없었다. 판매자분이 픽업은 던컨으로 1볼륨 1톤에 코일 스플릿 되던 것을 2볼륨으로 그리고 중간 위치에 딱 멈춰지는 포텐셔미터로 교체를 해둔 상태였다. 다시 원복을 시킬까 하고는 순정 부품을 판매자분께 문의 하기 까지 했는데.. 이녀석 와장창을 위해 태어난 녀석이고 현재로도 충분히 좋아서. 그냥 두기로 했다. 스플릿된 소리가 필요하면 일단 다른 놈들도 많으니깐... 마호가니 바디, 3피스 마호가니 넥에, 에보니!지판 테일피스와 브릿지는 별도 고정장치가 있는  모델이다. 이 녀석의 신기한 점은 앰프 없이 쌩으로 기타를 쳐도 찐득함이 묻어난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깁슨픽업을 올려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똥배를 위해 바디 측면이 패여있지는 않지만 하이프렛의 접근성을 위해 바디와 넥이 아주 스무스하게 가공되어있다. 이부분도 다른 LTD 이클립스 모델과 다른 점이다. 이녀석 때문에 LTD에 대한 호감이 급 상승 했다. 기타를 다시 잡은지 채 두달이 안된 시점이어서 10게이지, 호옥시 11게이진 아닌가 싶을 만큼 두꺼운 줄을 가진 녀석을 오래치긴 너무 힘들어서 많이 만져주진 못하고 있다. summer time이 마무리 되는 대로 다음 연습곡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symphony of destruction 또는 Orion이라서 곡 큰 활약을 해줄것이라 생각된다.

모든 것엔 그만 두어야할 타이밍이란게 있는데.. 난 이쯤에서 멈추질 못했다. 기타를 하나둘 모으다 보니.. 한무게 하는 놈들만 모였고. BK-600은 체감 6키로다. ㅠㅠ 이걸 출장다니면서 가지고 다니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나의 첫 일렉도 넥을 교체하여 완전부활 시켰지만... (핑게없는 무덤 없다) 무겁다는 생각을 지워버릴수 없지만 이쯤에서 포기하는게 어때? 하고 생각하는 순간.... 부터는 2부에서 우리 만나자.. ㅡㅡ; 너무 길게 쓴걸 읽고 또 읽고 오타랑 문장 수정하려니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