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타 아카이빙

2021. 4. 20. 01:02자유시간/음악 하기

예전에 카메라 관련 장비를 취미로 할때는 카메라를 만들수 있는 기술을 가진 회사가 소수였기 때문인건지.. 사진 하는 인간들의 평균적인 집착력 혹은 기록에 대한 열성이 높아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구글 대충 검색하면 내 렌즈가 카메라가 몇년도에 생산한 어떤 모델이고 어떤 비화가 있고, 년도별 차이는 뭐가 있는지 코팅은? 네임링은? 암튼 내가 알고 싶은거보다 더 많은 정보들을 줄줄줄 설명해주는 곳이 넘쳐 났는데..

기타를 만드는 회사가 정말로 다양하고 많은데다가.. 기타를 쓰는 사람들이 좀더 자유분방하기도 할 테고.. 카메란 거의 자체 생산이라면.. 기타는 언제가 부터 OEM형식으로 제작되는 경우들이 많고 그러다 보니. 뒷구멍으로 빼돌리거나 작업자들이 개별적으로 만든 변종이 많아서 그런지. 아카이빙이 정말 잘 안되어 있다.. 

그나마.. 덕중의 쵝오인 양덕들이 많은 자료를 수집해 놓기는 했더라.. 

samick.fandom.com/wiki/K

 

K

Introduced in 1990, the Samick K models were "superstrats" with "Spoon Cut" bevels in the cutaways. While similar to the Y bodystyle, it features an arched top, rounded body edges, differently shaped horns and a more round bottom half. The Y body is closer

samick.fandom.com

이런 페이지만 가봐도.. 우리나라엔 찾아 볼수 없는 다양한 정보들이 모여있다. 

하지만 콜트의 옛 모델들을 정리해놓은 곳은 아직 찾지 못했다. 중간 콜텍의 노사 문제에 의한 불매 운동의 여파도 있었을까? 암튼 근 30년만에 다시 시작하게된 취미 생활을 하다가.. 아직 본모습을 나름 고스란히 가지고 있을때 이녀석을 박제해둘 필요를 느꼈다. 

모델명: 미상

바디 재질: 아마도 앨더 스웜프애쉬 2pcs (앨더에서 스웜프 애쉬로 생각이 바뀐게 국산 비욘드라는 기타 회사의 스웜프애쉬 모델의 무늬와 이녀석의 무늬가 너무 닮아서 그렇다. 그전에 앨더라고 생각했던게 애쉬 바디는 꽤 무거우걸로 알고있는데 이녀석은 그렇게 무겁지 않았다, 그게 스웜프 애쉬라 그런거 같다.)
인터넷에서 다양한 앨더 바디를 봤는데.. 이렇게 선명하고 얇은 나이테 경계를 가진 놈은 못봤다. 

(뮬에 물어 봤을땐 이 때 아카티스? 란 목재를 많이 썼다고 한다. 근데.. 무늬가 이렇지는 않다.. )

 

넥: 메이플 

지판: 로즈 우드

헤드 머신: 특별한 네이밍이 없는걸로 봐선 콜트 헤드 머신

브릿지: 트레몰로 (빈티지 2포인트 트레몰로인데 브릿지 아래쪽이 플로이드 로즈 처럼 파여 있어서 앞뒤로 팍팍 움직임, 리세스드 브릿지, 래세스드 캐비티 라고 불리나 보다.)

너트: 신기하게 생긴 원통 너트 (락킹 타입이 아니고 암질 할때 튜닝이 틀어지더라도 빨리 돌아오라고 그런건지 동그랗게 생긴 너트가 적용 되었음

일렉: SSH, 험싱싱 (쌀국등에선 front pickup부터 부르는데 우린 리어(브릿지)픽업부터 부른다.) 

무게: 약 3.5kg

 

뒷배경이 흰색이라 기타가 살짝 어둡게 나왔다.

속이 살짝 비치는 짙은 회갈색에 붉은 빛이 어스름 돈다.

픽업은 험싱싱 (SSH)이고, 리어 픽업을 얼마전 뮬장터에서 구입한 아이바네즈 INF4로 바꿨다. 역시나 초보에 막귀라서 차이를 모르겠다. 

브릿지가 뭉툭하게 생겼는데.. 바디가 푹 파져 있어서 뒤로 꽤 많이 넘어 간다.. 뒤로 못넘어 가게 나무를 고여놨다.

실력도 없고 피킹도 엉망인데 저놈이 꺼뜩꺼뜩 거리니까.. 피킹 할때 마다 암질이 되는 효과가 생기더라.. 

줄갈때 뒷판 까지 말라고 구멍이 나있다. 

바디의 무늬가 흔히 보는 앨더 무니는 아닌듯 하다.. 하지만 확신은 없다. 당시 대부분 기타들이 앨더를 썼고 아주 드문 경우 애쉬를 썼다고 알고 있다. 확실 한건 마호가니도 아니고(무늬와 속살 색을 봐선).. 로즈우드(로즈우드를 이렇게 싼바디에 탑도 아니고 바디로 쓰지는 않는다고 알고 있다. ㅡㅡ; 콜트는 싸구려 모델이다.)도 아니다. 

아가디스 아가티스 Agathis 라고 불리는 목재가 맞나 보다.. 열심히 검색했더니 나온다.. ㅋㅋ

예전에 이거 엄청 못나 보였는데.. (당시엔 V나 쪼삣쪼삣한게 멎져 보였다.) 지금 보니 그리 나쁜 자태는 아니다.

뭐 넥은 메이플, 지판은 로즈우드가 확실하다. 현재 가지고 있는 저가형 기타가 모두 로즈우드 지판인데, 

삼익 644모델이 가장 짙고, 이녀석은 그다음. 그리고 가장 최근 모델인 덱스터 LP 200 모델이 가장 똥색이다..

이녀석도 원래는 양질의 메이플 지판이었을 텐데.. 만들어진지 27년 만에 지판에 레몬오일지 칠해질 정도로 홀대 받았음에도 이정도를 유지한건.. 나의 손에서 전달된 개기름 덕분이 아니라면 원래 나무가 좋은 거였을 거다.

개인적으로 외모를 제외한 연주하는 사람 입장에서 이녀석의 가장 큰 단점은 엄청 낮고 좁은 프렛이다. (왜 이걸 플랫이라 부르는지 모르겠다. fret, 프렛 이라고 사전에도 나와있는데.. 플렛은 평평한 거고. ㅡㅡ; )

딱히 많이 연주 한것도 아닌듯 한데. 특정 프렛은 꽤 많이 닳아 있다. 완전 전문가용 기타가 아니라면 대부분 초보때 멋도 모르고 연주하게 될텐데.. 이렇게 외소한 프렛이면.. 조만간 닳아 버리고 리프렛 비용보다는 차라리 새로 사는게 나을 판이라 금새 버려지게 된다. 일단 못쓰게 될때 까지 써보고.. 셀프 리프렛을 해보거나... 넥만 저려미로 입양해서 바꿔볼 생각이다. 

헤드는 왜 이 모양인지는 몰라도 삼익도 그렇고 콜트도 그렇고 비슷한 모양 이더라. 아마 나무의 효과적 사용과 나름의 미적 성취를 위해서 헤드모양을 저렇게 갈수 밖에 없었던듯 하다.. 차라리 창병들의 창처럼 만들거나.. 청룡언월도 모양이다.. 방천화극 같은 모양을 모티브로 했으면 어쨌을까 싶다.  헤느가 뒤로 꺽여있지 않은 형태라 1번부터 4번까지 스트링 가이드가 부착되어 있다. 

이 기타의 가장 신기한 부분, 꽤 드물게 사용되는 Roller nut 이다.  새들쪽의 줄을 아무리 높여도 넥을 좀 오목하게 만들어도 3번 줄의 버징이 심해서.. 일단 너트 아래쪽에 알루미늄 테입을 2중으로 붙여 높여 놨다. 

얼마전에 중고로 구입한 삼익 644는 95년 모델인데 엄청 새삥인데 이녀석은 여기저기 낡고 닳은 흔적들이 있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나름 그래도 혼자서 연습을 좀 하긴 했었나 보다. 

올한해 나랑 같이 출장을 동행하면서 열심히 놀아줄 기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