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타 영접과 잡썰 - 1 : Gibson Les Paul Studio Pro 2014

2022. 5. 31. 16:53카테고리 없음

"취미 = 지름" 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발화한 사람이 뉘신지는 몰라도 참 대단한 개념이다. 돈이 없던 시절엔 딱히 취미랄것도 없었는데.. 아... 그러고 보니 어릴때 껌종이 모으기, 병뚜껑 모으기,우표수집 같이 뭔가 모으는 것에 집착한 것 같다.
직장을 다니며 돈이란걸 벌게된 이후로 취미는 거의 지름/수집과 관련되었다. 유일하게 지름과 먼 취미는 수영이었던 듯 하다. 어짜피 벌거 벗고 빤쭈하나만 입고 하는 거라. 필요한게 수모 수경 수영복 하의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오리발 정도 추가 할만 하네.. ㅋㅋ 물에 들어가면 한시간동안 미친듯이 운동하고 오는거라.. 무슨 수영복 차이에 대한 감흥을 느낄 뭐도 없으니.. 지름에 대한 욕구가 생길리 만무..

일하느라 정신이 없던 신입 시절엔 유일한 낙이 음악 듣고 애니보는 거였는데. 음악듣기 위한 MP3 플레이어, 이어폰, 헤드폰이 돈 들어가는 구멍이었다. 어릴때 부터 근검 절약이 국민의 기본 도리인 것으로 인식되어서 당시 젠하이저 mx300을 번들로 듣다가 mx400을 사게되고 그리고 지금은 이름을 까먹은 젠하이저 헤드폰을 살때도 과한 지출은 아니었다. 오히려 중고딩때 더 많은 이어폰을 질렀던거 같다.
카메라(사진 아님.. 카메라 관련 장비를 지르다보니.. 테스트로 사진을 찍은 거였음 ㅜㅠ)가 취미였을땐 참 대단했다.. 금액이 문제가 아니라 한번 출사 가면 가방안에 기본 다섯개의 바디를 가지고 다녔다. 35 SLR 두어대, 35 레인 파인더 한대, 35 똑딱이 (P&S), 정방형 66, 장방형 69, 세로 전용 645등 바리바리 싸들고 댕겼다.. ㅋㅋㅋ 카메라 마다 조작감이 다르고 만들어주는 사진의 질감도 다르고 이것저것 써보는 것이 엄청 재미 났다. 이베이에서 구입한 69는 렌즈가 바디랑 매칭이 안되어서 서울에 보내 카메라 값보다 더 비싼 수리비를 들여 수리해서 쓰기도 했는데.. 장면을 찾아내서 거리계로 거리를 측정하고 촛점을 조절하고 심도를 결정하고 노출계로 노출 가이드 잡고 셔속 조절하고 한장을 정성들여 찰칵... 아. 생각만 해도 다시 가슴이 두근거린다.. ㅋ 아직 집엔 현상 인화 장비들이 고스란히 보관되어 있고 카메라들은 실리카겔과 함께 락앤락통에 밀봉 되어 있다. 디카도 휴대폰 카메라에 밀려 어디 멀리 여행가지 않는 이상 챙겨 다니지도 않네.. 이직하고 서울-경산 출퇴근 할땐 PnS 가지고 다니면서 사진도 찍었는데..ㅋㅋ
작년부터 다시 시작한 기타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카메라 때랑 똑같은 재판이 되었다. 기타 마다 소리가 다르고 연주감이 다르다.. 손끝에서 오는 느낌 품에 품고 쳤을때의 바디오 진동과 넥의 진동.. 조금 아쉬운 소리는 픽업이랑 전기파트의 모디로 보완하고, 오래된 기타를 광내고 프렛을 다듬고 너무 재미난다. 그러나 기타가 자꾸 늘어서 어찌 간수가 잘 안되니... 아쉬웠지만 중복되거나 손이 덜가는 저렴한 기타들을 처분할수 박에 없었다. 그러나 거기서 끝이 아니라..ㅋㅋ 그자리를 더 커진 간댕이로 더비싼 기타로 채우고 있다... 하루 한시간 연습하기도 빠듯 한데.. 장터는 뭐그리도 신기하고 궁금한게 많은지.. 딱히 모난 소릴 듣지 않는 기타라면 한번씩 손에 쥐어보고 느껴봐야 될 모양이다.

이번엔 어쩌다 보니 나보다 먼저 예약한 사람들이 쓸데없이 네고를 할라고 해서 다 튕겨나고 나에게 기회가 돌아온 두대의 기타를 영접했다. 장터에 판매글이나 게시판등을 보면 깁슨이랑 펜더는 싸다구를 너무 많이 맞아서 이는 하나도 없고 입안이건 뺨이건 너덜너덜 해졌을 거다. 멋드러지게 레릭이된 커스텀 샵이라 해도 펜더는 뭐랄까 내가 좋아하는 소리를 내어주는 기타가 아니라서.. ㅋㅋ 전혀 욕심이 생기지 않는다. (뭐 얼마나 갈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

깁슨 레스폴 싸다구를 날리는 대표 주자는 우노, 마제스트 라커 피니시, 레독스 라커 피니시가 있다. 우노는 써봤고 레독스는 스트렛으로 간접 경험 해봤고. 그중 제일 낫다는 마제스트는 구경을 못해봤다. 그렇다면 깁슨 레스폴은 어떤 소리가 날까? 사람들이 깁슨 소리는 깁슨에서만 난다고 하지만.. 가끔 싸다구 날릴수 있는 기타가 언급되면 항상 따루 붙는 이야기가.. 왕따시만한 앰프에서 쳐보면 다르다고 한다.. 나야 집에서 혼자 자기만족으로 기타를 치는 방구석 기타리스트라 깁슨 레스폴 싸다구까지는 아니더라도 비슷한 소리만 나도 대만족인 상황이라.. 더이상 궁금해하지 않기로 하고 PRS S2를 샀다. 그런데도.. 깁슨은 계속 궁금했다. 이왕이면 스탠다드 아니라도 클래식이나 트레디셔널이 좋다고 하더만.. 정 총알이 부족하면 스튜디오도 좋은 대안이라고 다들 말하더라.. 그래서 나도 스튜디오를 질러보기로 했다.
깁슨을 지를 거였으면 2021년 하반기가 최적의 시점이었다. 지금은 그때의 물건들이 적게는 10만원 많게는 50만원 이상 금액이 올라간 상태로 거래되고있다. 좀 낡은 2010년 이전 모델들이 60~70 정도인데. 프렛 상태가 구리면 프렛 레벨링이나 리프렛을 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10~30은 더 들어 갈거고. .그러느니 상태가 깨끗한 녀석을 100미만으로 구입하는게 가장 나은 선택이라 생각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눈에 확 들어온 기타가 한대 있었다. Gibson Les paul studio pro 2014 이다. 장터 기록을 보면 한국에 온지 10년된 영국인 (유튜브 채널도 있더라)이 최초 구매자이고 전주인이 그걸 사서 내게 파는 상황이더라.

깁슨 홈피의 글을 캡쳐 했는데. 깁슨 스튜디오 가격도 어마어마 해졌다. 이 녀석은 국제 미디에서 굿바이 세일 하면서 "1,326,000원"에 판매 했었다. 2019년 스튜디오 모델은 " 1,692,000원" 이다. 뮤직포스에선 겉에 조금 쓸림이 있는 2020년 생산 스튜디오를 "1,980,000원"에 판매 중이다. 작년엔 꽤 깨끗한 스튜디오가 80~90선에 팔렸는데는 요즘은 깨끗한 스튜디오가 1.5배는 비싸진 느낌이다. 암튼 기타은 지금이 제일 싸다는 말이 실감되는 요즘이다.
스튜디오 모델은 백은 마호가니 탑은 메이플 조합이 기본인데, 넥이 마호가니인 녀석과 메이플인 녀석이 있다.
이번에 구입하게된 녀석은 마호가니 넥이며 아주특이하게 57클래식과 버벅프로가 달려있다. 보통은 490R 498T 조합이 가장 일반적인데. 기념 모델의 경우 가끔 클래식 조합도 있는듯 하다. 2014년 일반 스튜디오는 490R 490T의 독특한 조합이고 톤과 볼륨이 모두 푸시풀이다. Pro모델은 볼륨으로 코일 스플릿만 지원한다.. 이왕이면 프로에 들어가야 한거 아닌가 ... 개인적으로는 빈티지 튜너가 끌리는데 이녀석은 그로버 키드니 튜너다.. 한창이 아닌 미제 그로버로 보인다.

색상은 그라파이트 펄 인데 Heart 언니들이 칠거 같이 생겼지만. 뭔 상관이랴!!!

요렇게 무지갯 빛 펄이 들어 가있다.. ㅋㅋ

Gibson.com에서 찾아서 정리한 상세 사양이다. 하케만 설명이랑 다른 깜장..
앰프에 딱 꽂아서 쳐봤는데..ㅠ.ㅠ. 하.. 뭘 잘 모르겠다. 비벼 볼만한 기타들은 총 동원 해봤다. 풀업 해준 에피 스탠 프로, 깁슨 픽업과 팟 어셈플리 달아준 딘 써로브레드 스텔스, 깁슨 490R 498T를 달아준 PRS S2 싱글컷 스탠...
연습하고 있던 Still got the bluse를 쳐봤는데.. (먀샬 1dsl에 감쇠 모드 켠거라.. ㅋㅋ 뭐 그리 차이가 날까 싶다..ㅋㅋ)
1. 깁슨이는 헐 똑같다.. 배음이라고 해야하나.. 좀더 지저분한? 화사한? 소리가 난다. (난 막귀다.. ㅋㅋ), 마치 50미리만 35미리만 주구장창 쓰다가 광각 렌즈를 달고 뷰파인더를 똭 봤을때 느낌 같이 개방감이 있는 소리다.
2. 에피는 조금더 보드라운 소리가 난다. 50mm 1.4를 완전 개방해서 찍는 그런 느낌... 깁슨이 벨비아면 이녀석은 리얼라나 같은 느낌이다.
3. 딘은 정말 깁슨이랑 비슷한 소리가 난다. 490R 498T여서 그런지 조금더 날이 선 느낌이다. 이녀석은 깁슨이 풀프레임이면 조금 크롭바디 같은 느낌이다. 전체적인 질감은 비슨한데 조금 좁고 날카로운 느낌이다.
4. PRS S2에 490+480은 살짝 후보정으로 컨트라스트를 올려논 그런 느낌이다.
소리는 좀더 경험해 봐야 하는데.. 스튜디오가 정말 마음에 드는 부분은 하이프렛의 넥감이다. 바디가 5미리 정도 얇아서 그런지 다른 레스폴에 비해 하이프렛 치기가 조금은 더 편하다.
담번에 줄을 갈 타이밍이 되면 어쩌다가 구한 알루미늄 테일피스를 달아 줘야 겠다. 앗싸!!